사실 지난학기에도 조별발표가 하나 있었는데,

조원이 그래도 같이 할만한 사람이어서 큰 문제없이 지나갔고 나름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나 이번학기는 달라도 뭐가 달랐는데...

 

1. 지난 학기 이어서 듣는 전공수업이 있었습니다

분명 그 때는 조별이 없었는데 이번학기에 생기면서 통수를 맞았습니다

2. 다른 전공수업이 있었습니다

조별이 있을 건던지가 없었는데 생겼습니다

3. 듣지않으면 졸업을 못하는 병신같은 교양필수가 있었습니다

까고보니 이 과목도 조별이 있었습니다

4. 덤으로 또 다른 전공수업에서 개인 발표과제가 등장...

......

그리하여 이번 학기 발표만 4개에, 그 중 조별발표 3개가 나오면서 학기가 터졌습니다.

그런데 빡치게도 3개의 조에서 전부 ppt제작을 맡게 되었습니다.

ppt제작에 쓰이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구조적으로 자료조사와 발표자 사이에 껴있는 중간다리이기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번엔 그 중 제일 짜증났던 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이 조는 쓸데없이 6명이나 있는 조였습니다. 사람이 많은건 다른조도 마찬가지였지만요.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자료조사2명, ppt제작2명, 발표자2명이라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ppt제작과 발표자 2명은 이해를 할 수 없는 인원 배치인데도

조원들이 지 힘들기 싫다고 어떻게든 할 일을 반으로 나누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말했듯 ppt제작을 담당했었는데 다른 한 명이 너무 할 줄 아는게 없어서

하루 만나서 전체적인 내용 배치만 같이 의논하고 그 사람에겐 템플릿이나 찾아오라고 시켰습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시작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학기 초에 조별발표가 공지되었는데, 발표가 5월 중순쯤이어서 시간도 넉넉했고

ppt제작에서 조장이 나와야하는 모종의 사정으로 인해 제가 조장이 되어서 아얘 맘편히 일을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중간고사(4월 중순) 이전에 자료조사를 끝내고 ppt를 어느정도 만들자라는게 제 목표였습니다.

그 후 만들다보니 내용이 어려우면서도 발표의 양은 허전해서 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들었습니다.

조금 어려운 것은 상관없고 최근 연구동향을 넣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교수의 그 말대로 저는 중간고사가 되기 전

자료조사 담당 A에게 논문 찾는 법을 알려주고 주제에 대한 최근 논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문제는 중간고사가 끝나고 자료조사 담당인 A와 B에서 시작됩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여유가 생긴 저는 최근 연구동향 부분만 제외하고 완성했는데,

자료조사를 요청하고 1달이 지나 발표가 10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도 자료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발표자 쪽에서는 ppt가 언제 완성되느냐고 단톡방에 닥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자료가 안와서 마무리를 못한다고 말하고 자료를 언제 주느냐고 물어봤습니다.

1달 전에 도움을 요청한 A는 감감무소식, B는 부랴부랴 논문을 찾는데, 최근 논문을 못찾겠다면서 징징댑니다.

제가 직접 찾아보니 몇 년 사이의 논문이 200건 가까이 나오길래 어이가 없어서

"제가 찾아보니 작년 논문까지만 해도 140건이 넘게 나오는데요? 안찾아오시면 ppt에 아무것도 안넣겠습니다."

라고 말했더니 그제서야 B는 단톡방에서 A를 찾기 시작합니다.

요약은 시발년아 당연히 니가 찾아오면서 해왔어야지

이게 몇 시간 뒤 A에게 온 답변입니다.

내용 질문에 한 마디도 못하고 개소리나 늘어놓는 것이, 딱 봐도 논문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 티가 납니다.

심지어 최근 동향을 소개하는 부분이라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가 필요해서

아얘 그냥 여러 개를 찾아서 어느정도 요약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미친년아

며칠 후 저에게 온 것은 반 페이지짜리 워드 파일이었습니다.

요약이라기보단 논문 제목을 적어둔 설명에, 논문 파일의 링크만 달려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 논문들 중 2개는 자세한 내용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참고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저는 ppt완성 언제되냐고 계속 발표자들에게 닥달을 받았습니다.

이게 발표 5일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결국 저는 완전히 포기하고 ppt에는 논문 사진만 올려둔 뒤 발표자들에게 떠넘겼습니다.

어쩌겠어? 시간은 없는데 자료담당이 정리도 요약도 안했는데... 발표자들이 알아서 해야지?

이번 조별발표를 준비하면서 자료조사 담당들이 트롤을 할 때마다 계속 외쳤습니다.

사실 대학 조별발표에서 제일 편한 포지션이라고 알려진게 자료조사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쉽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도 제작 초반에만 관여하고 손을 떼기 때문에 속도 편합니다.

그런데 난이도가 쉽고 어려운 담당을 떠나서

결론적으로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 그건 그냥 트롤입니다.

아무리 자료조사가 쉽다지만, 이 일이 일어난 것은 3학년 전공이었습니다.

3학년 전공수업을 듣는데 논문도 제대로 못찾고, 찾아온 자료의 요약도 안하는 자료담당?

자료조사만 놓고 봤을 땐 1학년에 잘하는 친구들을 데려다 쓰는게 더 낫겠네요.

 

이 글을 보는 사람중에 자료조사 담당이 있다면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잘하는 사람이라면 힘내시고 그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자료조사할 때 블로그, 위키 이딴데서 자료 퍼가지 마시구요, 전공책이랑 논문도 좀 찾을 줄 알아보시구요...

그렇다고 자기도 알아보기 힘든 자료는 찾지마세요. 발표 듣는 학생들도 못 알아 듣습니다.

그게 귀찮으신가요? 그럼 대학 그냥 자퇴하세요... 당신에게 학문의 길은 안맞는겁니다.

'잡담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직히 이건 좀...  (2) 2019.08.02
존 윅 3 소감  (0) 2019.06.27
알바의 딜레마  (0) 2019.06.27
못살겠다  (0) 2019.06.06
조별과제 ppt제작 3연타  (0) 2019.03.29
2018년 있었던 일 정리  (2) 2018.12.31
시험점수 보존의 법칙  (0) 2018.12.12
Posted by Na-ro
,